일요일 오후.
한가롭게 음악을 틀어놓고 책도 보고.. 하던 중에 문득 그 생각이 났다.
2-3주 전쯤 독일에서 한국 온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내일이면 다들 다시 돌아갈 날이란걸.
이번에 온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다르게 모든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다.
모든이라기보단, 만날 것을 기약했는데 만나지 못한..
어제 우연히 어떤 어플리케이션 덕분에 위치 태그 정리가 좀 되어서
그동안의 위치태그 정리가 잘 되었는데,
특히 스코틀랜드에 있을 때의 장소태그가 깔끔히 정리되었다.
그래서 지도도 다시 찾아보고 했지만... 별로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갑자기 그 사람들 생각이 나서 독일에서 살았던 곳, 다녔던 학교 등등을
위성 지도로 찾아보게 되었는데 좀 그랬다.
한때는 그곳에 살았었구나....
그리고 로잔 생각이 나서 로잔의 위성지도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곳의 학교... 친구 방에서 1주일 정도 지내던 때.. 뒷산에 있던 동물원.. 등등..
그 주변에서 지냈던 일이나 하루종일 무작정 걸어다니고, 아무버스나 타고 다니고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너무너무 그리웠다.
그런데 사실 그리웠던 건, 뮌헨이나 로잔이라는 그 공간이 그립다기보단,
그 친구들과 함께했던 그 순간이 그리웠다.
그때 그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만들지 못했을 기억들..
마치 연애할 때 되돌아볼 때의 감정 같은 느낌이었다.
한편으론 다른 친구가 살던 곳에 놀러가지 않았던 것이 조금 후회되었다.
그리고 성당에 가던 길..
로잔에서의 기억을 함께해준 친구가 향수병에 너무 빠지지 말라며...ㅎㅎ
그래도 그런 글 쓴 걸 보고 연락해준 게 반가웠다.
그리고 아직 그냥 기억 속에서 보내버리기엔, 어떤 끈이 아직은 있구나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하지만 이제 다들 졸업하고, 각자의 길로 나가고 다들 흩어져서
그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텐데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나마 그런 일이 있었기에 이런 기억이라도 남아있는 걸텐데,
만약 이런 기억마저 없이 그냥 평탄하게 살았다면 더 지루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쩌나.. 과거만 붙잡고 있기엔 새로운 미래가 많이 있는 걸..
이런 날도 가끔은 있을텐데, 어쨌든 오늘은 참 그립다.
참 행복했고, 고마웠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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