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공허함이 머리 속을 스쳐간다.
특히 지난 1주일.
그 기간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3박 4일 간의 학회와 복귀하자 마자 바로 시작해서 만 하루 반이 지나서야 끝난 행사..
행사 준비 과정에서 만약 원래 일정대로 갔더라면 조금 더 나았을텐데-
1주일 넘게 딜레이되고, 원래 정해진 날에서 하루하루 늦어지는 것이 생기고
그 하루하루가 쌓여 1주일 그리고 하루가 되었다.
학회 참석 때문에 출발하기 전, 연구실에 모이기로 한 시각에 거의 맞춰 갔음에도
출발 하기 전 시간도 촉박했는데, 오래된 노트북을 켜서 파일을 다운받고.
차에서 글을 읽으면 멀미를 하는 내가 가는 길에 뽑아온 것들을 고속도로 위에서 읽고..
옆에서는 술과 온갖 맛난 것들을 먹으며 첫날밤을 즐기는데
랩 세미나 준비도 다 마치지 않은 채로 일을 하다가
결국 세미나 준비 때문에 2시간을 자고
다음날에도 학회장에서 학회를 듣는 도중에 급작스러운 일이 생기는 바람에
핸드폰으로 장문의 메일을 쓰고, 다들 즐겁게 놀고 있을 때 혼자 구석에서 작업을 하고
새벽에도 메일보내고, 일하고 하느라 잠자리에 누우니 4시.
그 다음날도 틈틈이 핸드폰으로 일하고.
선배들이 내가 핸드폰하고 있으면 '또 일하느라 바쁘니?'라고 묻고
방에서 노트북을 잡고 있으면 '넌 왜 여기까지 와서 바쁘니'
'교수님보다 더 바쁘네', '우리 중에서 학부생인 네가 제일 바쁜 것 같다'
는 말을 들었다.
돌아오는 날에도 다르지 않았던 것이
갑작스럽게 생긴 일을 뒷수습하느라 차 안에서 처리를 해야했고,
학교에 돌아오자마자 양손에 든 무거운 짐을 그대로 든 채로
바로 2시간 동안 작업을 한 후 방에 3분 다녀와서 무거운 짐을 들고 행사장.
그리고 또 다시 미처 완성되지 않은 것들을 뒷수습.
이런저런 것들을 하고 나니 새벽 4시가 넘었다.
빨래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일어나니 2시간이 훌쩍.
아침 대신 바나나맛우유를 먹으며 행사장에 도착.
그렇게 행사 막바지 준비는 시작되었고,
많은 것들이 순조로웠다.
행사 30분 전. 갑자기 또 급한 일이 터졌다..
일단 10분 안에 처리하겠다고 큰 소리는 쳤는데, 막상 하려니까 대역폭이 넉넉치 않았다.
모든 것이 느린 상태. 이대로 망했네- 해야하려나 했지만, 결국 행사 5분 전에 수습을 할 수 있었다.
그때만큼 스릴 있었던 순간은 또 없었을 것 같다-
그리고 시작된 행사.
순조로웠고, 조금 여유가 없었고 다리도 아프고 힘들었지만 잘 끝났다.
어느 다른 때보다도 힘들게 준비했고, 스스로의 만족감도 정말 컸다.
끝나고 간 자리. 정말 많이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지도 못했고 몸도 너무 지쳐있었고-
함께했던 사람 중엔 나보다 더 힘들 게 준비했던 분이 있었는데, 정말 대단했다.
언제 다시 이렇게 소중하고 멋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냥 함께했던 사람들이 계속 보고 싶다. 좀 많이.
한 1주일 내내 보면 좀 지겨워지려나- 그래도 보고싶다:)
우리 너무 멋지게 해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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