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비우면 종종 원하는 결과가 올 때가 있다. 물론 학문적인 것들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
그냥 막연하게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일이 가끔 있는데-
금요일 아침에도 그랬고, 오늘도 조금 그랬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과의 일에서는 조금 서운할 뻔 한 일도,
뜬금없는 귀국 소식에도 당황스러울 때가 있지만.
사람 마음은 잘 모르겠어서 신경 쓰지 않아야 할 일까지 신경쓰지 않기로 했고-
그냥 그 순간에 우리의 모임이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기로 했고-
더욱 더 집중해야 할 사람에게 더 집중하기로 했고-
하지만 어떤 선은 넘지 않기로 했고-
한편으론 그냥 막연한 심증, 그리고 최근엔 물증이 보이는 일에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몰래 도움이 되면 좋을지도 살짝 고민이 된다.
가끔은 나에게는 너무도 씩씩하고, 나무 같이 든든하고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이
무너지려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 '너답지 않다'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그때 했던 '너답지 않다'는 말은 '네가 항상 강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항상 나에게 든든했던 존재였는데, 정말 고마웠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단 뜻이었는데-
나보다 수년을 더 살았던 분들께는 그저 어리광 부리는 꼬마가 되어야 하는지,
그 이상을 넘어서는 동등한 친구가 될 수는 없는지,
그리고 어린 꼬마가 아닌 친구로 삼을 수 있을만큼 수준이 맞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지 여전히 모르겠지만-
많은 것을 배워왔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다시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면 작년의 독일에서 나는 많은 어른들과 함께 생활해왔지만,
그곳에서도 나의 역할은 그저 꼬마였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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