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곳에 온 이후 김치를 먹을 기회는 두번 정도 있었다.
첫번째는 도착했던 날 저녁이었다. 집에서 아침을 먹고, 비행기에서 점심, 저녁을 먹고 신세를 지기로 한 집에서 저녁을 한 번 더 먹음으로써 1일 4식을 했던 날이었는데... 그땐 한국에서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서 김치가 여기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정도였지... 별로 간절하진 않았다.
두번째는 지난 토요일이었던 것 같다. 여기에 사시는 분의 가족들과 같이 도이치박물관에 갔다가 집에 놀러갔는데, 그때 저녁 식사 때 밥과 함께 김치가 있었다. 오랫동안 김치 자체를 못 먹어서 그런지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는 그 김치가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먹을 수 있는 만큼 마음껏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역시 간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오늘은 드디어 기숙사에서 김치를 먹게 되었다. 오늘 일부러 장보러 갔다가 반찬통도 사왔는데, 거의 알맞게 딱 들어갔다. 기숙사 내 방에서 먹는 김치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한정되어 있고, 이제 이걸 다 먹으면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아껴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나름대로 한번 먹을때 3-4조각 정도만 먹자고 일단 다짐을 했다... 이건 생존의 문제니깐 지킬 수 있을거라 믿지만... 왠지 조만간 한인마트에 직접 가보게 되면 그냥 마구 먹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으으ㅋㅋ
그래도 나름 이 방에서 먹는 첫 김치다!
여기 놀러오는 사람들 있으면 밥이랑 함께 김치를 대접해야지:) 그리고 김도ㅎㅎ
후식으로 딸기와 요거트는 덤:)
부엌 청소는 귀찮다ㅠ 그래도 뜨거운 물이 잘 나오고 그래서 소독도 잘 되는 것 같고ㅎㅎ 이제 학기가 시작되어서 그런지 앞으로는 좀 더 게을러질수도 있을거란 걱정이 좀 들지만ㅠ 그냥 오늘 왠지 한번 사진을 남겨두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문득 들어서..
+ 어제는 여기 사는 한국인들끼리 모여서 고기를 구워먹었다. 심지어 쌈장도 있었다ㅎㅎ 진짜 오랜만에 먹는 그 맛이란.... 사진을 남겨두지 않은게 조금 후회되긴 한다ㅠㅠ 흐엉ㅠ 그래도 방이 어두워서 사진도 잘 안 나왔을테고...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