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적응이 덜 되어서인지 일찍 깼다. 독일에서 보내는 첫 밤을 호스텔이나 다른 바깥 숙소를 전전하지 않고 편한 가정집에서 잘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운도 좋았다. 어제 도착하자 마자 내리고 있던 눈이 계속 내려서 꽤 많이 쌓였고, 여전히 계속 눈이 오고 있었다.


어제 저녁은 쌀밥과 고기, 김치 등등으로 먹었지만, 아침은 역시 씨리얼과 빵으로 먹게 되었다.




낯선 곳에서 처음으로 해보는 것들, 그리고 한국에는 없는 트램을 탄다는 것과 한국과는 다른 대중교통 시스템을 이용한다는게 조금 적응되지 않기도 했고, 어제 공항에서 오던 것이 너무 비싸서 얼마나 비싸려나 생각하며 집에서 나서게 되었다.




트램은 10분 간격으로 왔다. 1일권을 사고, 트램에 탔다. 그냥 저상버스 느낌이긴 했는데, 소음이 일반 디젤버스에 비해서는 확실히 적었다. 트램을 쭉 타고 Isartor에서 내려서 환승해서 전철을 타려고 했는데, 그 보다는 지하철을 얼른 타보고 싶어서 제일 가까운 전철역에서 내려서 전철로 갈아탔다.




전철역 분위기는 꽤나 어두웠고, 너무 어두워서 모든 역이 다 이런가 싶었는데.. 이 역이 U4의 종점이기도 하고, 번화가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았다. 그리고 한국과는 다르게 다음역이 무슨 역인지에 대해서 어느 곳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걸 확인하려면 지도를 보아야만 했다.



그렇게 간 곳은 중앙역. 내일 로잔으로 가는 기차를 타러 올 곳이기도 하고, 그냥 한번쯤 둘러보고 가면 좋겠다 싶어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지하철역에서 기차역으로 가는 길이 좀 멀었고... 상당히 많이 걸어서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때 내가 쓸데없이 많이 헤맸었던 거였다..) 기차역의 느낌은 한국과는 많이 달랐다. 책에서 읽고 왔었는데.. 역의 형태가 터미널 형으로 되어 있고, 플랫폼도 상당히 많았다. 또한 역 자체가 개방되어 있는 편이라서 새들도 마음껏 날아다닌다.


그 후 역에서 나와서 TUM을 찾으러 학교 방향으로 걸었다. 그냥 길거리도 보면서 학교가 어디있는지도 대충 알아보고 할 겸 해서 걸었지만.. 눈도 많이 오고 중앙역에서 학교까지 거리는 멀고.. 그런데 좀 놀라웠던 건 학교 주변에 박물관 같은 것이 많았고, 게다가 오래된 건물도 정말 많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럽인가 싶기도 하고. 오래된 건물이 그때까지 보존되어 올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깨달았던 건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학교 바로 앞에 알테 피나코텍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고,(사실 거기에 뭐가 있는지도 여전히 모름...ㅋㅋㅋ) 주변에 뭔가 예술적인 것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하나도 모르니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게 되었다.


그렇게 학교를 겨우 찾았지만.... 학생회관 같은 곳이었고, 안내 같은 것이 되어 있는 것도 없었다. 더구나 모든 것이 독일어로만 나와있어서 더 어려웠다. 그렇게 방황하며 길거리를 헤매다 결국 학교 본관(?) 건물을 찾았다. 이 학교의 특징이 학교가 다른 일반 건물들과 경계를 가지지 않으며 도시 속에 있는 한 건물처럼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게 학교인지 그냥 건물인지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어쨌든 뭐 건물을 찾아서 이제 international office에 가서 좀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도착하니 office hour가 지나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은데, 그냥 문 한 번 두드려볼 걸 그랬다. 사람들이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나가는 모습이 막 보이고, 퇴근하는 것 같은 사람도 있었고 해서 좀 두려웠다.

그렇게 방황하다가 전자과?인 것 같은 곳을 좀 둘러보고 트램이 있는 곳을 찾아 트램을 타고 전철역에 가서 전철을 타고 시청쪽으로 이동했다.


시청 쪽이 거의 중심가라고 하던데, 건물은 꽤나 컸다. 그리고 오래되어 보이고.. 눈도 계속 오고 사람도 많아서 좀 그랬지만, 뭘 봐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다시 무작정 돌아다니기로 했다.



돌아다니다 보니 근처에 큰 성당이 있어서 들어가보았다.






여기는 또 다른 성당인듯..





아 그리고 '시청'에 대해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른 점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시청 같은 건물이 상당히 업무에 치우쳐있고, 감성적인 부분도 없고 그렇다면... 이곳은 시청이라는 곳이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시청 같지가 않았다. 이걸 또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뮌헨 공식 홈페이지인데, 우리나라의 관공서 홈페이지에는 일반적인 광고가 많이 없는 반면, 뮌헨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광고로 도배되어 있다. 그래서 처음엔 그게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건가 하고 착각하기도 했을 정도다.


무튼 그렇게 시청쪽에서 중앙역쪽으로 걸어가다가 트램을 타고 국립극장쪽으로 이동했다. 




눈이 참 많이 왔다ㅠ




그렇게 도착한 국립극장.... 뭐가 있을까 싶어서 가봤지만 딱히 뭐가 없었다...ㅠ






다시 전철역을 찾아 북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곳의 제설작업의 특징은 작은 돌로 제설작업을 한다는 것이었다. 제설이라기보다는 차나 사람들이 이동함에 있어서 생기는 불편을 줄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염화칼슘을 쓰지 않고 나름 친환경적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불편함이 존재하였는데, 캐리어 같은 것을 끌고 다닐 때 저것이 상당히 걸리적거려서 불편하긴 했다.






그렇게 이동한 곳은 Kieferngarten. 영어로는 Pine Garden이라는 곳인데, 기숙사가 있는 곳이다.

아 그리고 여기서 검표에 걸렸다가 40유로 벌금을 냈다.. 그 이유인 즉 1일권을 validate하고 사용하지 않아서 였는데..

사실 그렇게 해야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침에 나가서 표를 살 때 같이 가던 사람이 1일권에 어차피 날짜 있으니깐 안해도 된다고 얘기해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안했기 때문이었다.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 말 듣고 안 해도 되는 건줄 알고 그냥 안했던게 참 멍청한 짓이었다ㅠ 그래도 뭐 크게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고 보내야했다... 그게 어쩌면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었지만 몇일이 지나고 보면 그래도 좀 나아진 것 같다. 일부러 의도적으로 그런게 아니라서 좀 많이 억울하긴 했지만...



무튼 기숙사를 찾아서 바깥이 어떻게 생겼는지 대충 둘러보고, 다시 전철을 타고 olympiazentrum으로 갔다. 그냥 하루가 얼마 안 남았는데, 이대로 시간을 보내기가 아까워서 한번 들려보기로 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기숙사 계약서를 쓰러가야하는 곳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림픽 경기장이 있다길래 들어가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조금 했다.



하지만 눈이 많이 오고 날씨도 추워서 정말 속살까지 추웠다ㅠㅠ 그래서 그냥 대충 보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도로에서는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그 근처의 큰 간선도로에서 교통체증이 있는 것을 보고는 좀 신기했다.








아무튼 그렇게 Isartor로 와서 트램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 이후에 집에서는 꼬마 아가씨와 아이와 함께 놀면서 즐거운 밤을 보냈다:)

by 빵끼 2013. 3. 28. 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