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한 적 없이 살았기에 별 불편함을 못 느꼈다. 아니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렇게 간절하지 않았다. ollehWiFi를 내가 가지고 있는 iPod Touch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뒀기 때문에 주요 장소에 갔을 때나 지하철에서는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달랐다.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공짜로 3G(HSDPA) 또는 EDGE, GSM 등의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어서 기술의 편리함을 많이 누리고 살았다. 예를 들면 전철이나 버스에는 정해진 시간표가 있지만, 실제로 예정된 시각에 도착하는지를 스마트폰으로 미리 확인해서 맞춰나간다거나 길바닥에서 이상한 짓을 한다거나 번역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었다. 네트워크 속도가 느려도 메시징 앱이나 지도를 이용하는데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요즘 한국에서는 LTE다 LTE-A다 광대역이다.. 말이 많은데 그게 굳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아무튼 그렇게 살아왔는데, 핸드폰과 아이팟을 프랑스 파리에서 전부 도난당했고 다른 분의 스마트폰을 빌려서 사용하다가 지금은 다시 돌려드리고 피쳐폰만 남은 채로 한국에 있다.



당분간(아마도 꽤 긴 시간 동안) 스마트한 기기 없이 살아가게 될텐데 그런 불편함 등에 대해 넋두리를 가끔씩 써보려고 한다.



일단 좋은 건

- 다른 사람들의 연락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

- 잠자리에 누우면 다른 일을 할 게 없어서 잠 자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


불편한 점

- 이메일 같이 중요한 일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려면 전부 PC를 켜야 한다는 것

- 와이파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

- 궁금한 거 있을 때 검색 못해보는거..

- 한국 사회에서는 스마트폰 쓰는게 너무도 당연시 여겨지는 것에 대해 저항해야하는 것

(뭐 나는 그럴 용의가 있는데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을 수 있는데, 강요하는 건 좀 싫다ㅠ)

- 뭐 불편한 점은 한두가지가 아닐듯...


뭐 아무튼 예전부터 카카오톡 계정에 접속할 수 없어서 의도치 않게 사람들의 연락을 씹고 있는데, 독일에 있을 땐 별 문제 없었는데 한국에 오니 평소엔 안 그러다가 갑자기 너 왜 카톡 안 보냐고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나도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닌데....ㅠ


아무튼 피쳐폰 하나만으로 생활하기... 잘 될까.....? 사실 이 피쳐폰 기기도 사용한지 벌써 3년하고도 7개월이 지났다. 

by 빵끼 2013. 9. 26. 0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