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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와서 맥주를 정말 자주 마시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술이라는 것 자체를 별로 즐기지도 않고 분기에 한두번 마시는 그런 행사였는데, 여기서는 그냥 음료수처럼 마시게 된다. 그냥 그게 일상이고, 별로 특별한 것도 아니라는 게 처음엔 신기했는데, 지금은 내 일상이 되어 버렸다.
1. 남자 셋이 남은 이곳...에서 로텐부르크에 가서 슈니발렌도 먹어보고, 그곳의 모습을 둘러보다가 올 수 있었다.
성벽으로 둘러 싸인 도시 그리고 아기자기했던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물레방아를 볼 수 있었는데, 그곳에 갔다가 여기는 사유지인데 왜 들어왔냐며 뭐라 하시던 할아버지.
우리 셋 보고 한국인처럼 생겼는데, 한국인이 맞냐고 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얘기를 하더니, 김대중은 communist라는 말을 했다. 또 박근혜가 잘하고 있는것 같냐고 물어보더니 다른 형이 그냥 잘 할 것 같다라고 하니까 지금까지 3개월동안 한게 뭐가 있냐. 인사정책 실패했고, 머리스타일은 무려 30년 전의 머리스타일이다. 지금 한국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등.. 많은 걸 알고 있었다. 대체 왜 저러나, 어떻게 저렇게 잘 알고 있나 했는데 알고보니 한국에 오래 살았단다. 집도 있었고 골프도 자주 치러다니고 했었다며 남서울CC가 좋았다고 그런말도 했다. 내가 가톨릭이라고 하니깐 또 좀 짜증나는 말도 하고. I don't think so.. 라고 반박을 해주긴 했지만, 정말 짜증이 났다.
그 분의 말에 동의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아닌 부분도 있었지만, 일단 사유지에 침입했다는 것 때문에 어떤 보복을 당할까봐 두려워서 조금 주저했던 게 아쉽다. 이곳 사람들은 그러한 정치적인 논쟁 같은 것에 대해서 꺼리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너희 독일은 통일 과정에서 어떠했나? 등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아 그리고 슈니발렌은 생각보단 별로였다. 차라리 localize된 한국 슈니발렌이 더 나은 것 같았다...ㅋㅋ
그리고 결혼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모두 흰옷을 입고 길거리에서 축하파티(?)를 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2. 지난 일요일에는 이곳 한인성당에서 복사를 설 수 있었다. 한국에서 청년복사단을 했던 경험 때문에 시켜주셨는데, 이곳에서 복사를 설 수 있다는 게 정말 뿌듯하기도 했고, 새로운 느낌이었다. 덕분에 다른 분들과 얘기할 수 있는 어떤 매개체도 생기고.. 끝나고 나서는 한국에서 경찰을 하시는 분께서 이것저것 많이 사주셨는데, 정말 맛있었고 햇살도 적당했고, 공간도 너무 좋았다.
3. 매주 월요일은 카드를 쓰는 날이 되어버렸다. 2시 45분 수업이 끝나면 곧장 도서관에 가서 열심히 카드를 쓴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우체국에 들려서 카드를 부친다. 다만 문제는 풀이나 테이프를 안 가져와서 우체국에 가서 빌려서 붙이는데, 이번엔 풀이 좀 이상해서ㅠㅠ 카드에 손상이 생겼을거 같아서 좀 속상하다ㅜ
지난번엔 우체국에서 바로 우표처럼 인쇄해서 하는걸로 했었는데, 이번엔 우표를 직접 붙여줘서!! 좀 더 좋은 것 같다:) 그래도 바로 인쇄된것도 좋긴 한데...ㅠ
그리고 저녁은 형들과 닭을 삶아서 먹기로 했다. 하지만 fail.. 냉동닭이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닭이 너무 질겼다... 그래도 오랜만에 그런 생닭을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번에도 남자 셋ㅋㅋㅋ
4. 아침 8시 수업...이었는데 5시쯤에 일어나서 6시에 밥먹고 7시에 집에서 나왔다. 이런 수업에 아침에 설거지까지 다 하고 나오다니.... 놀라운 아침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독일인과 함께 조모임을 했다. 편하게 얘기할 수 없는 환경이라 좀 아쉬웠지만ㅠㅠ 뭐 여기도 일하는 방식은 비슷한것 같았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수업과 관련해서 사람들 생각이 궁금해서 설문조사를 시작했는데, 아는 분께서 관련된 논문을 쓰셨고, SCI급 저널에 낸 적도 있으시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분께 좀 더 도움을 요청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오래전의 인연이 이렇게까지 연결될 줄이야...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것 같다.
5. Max-Planck-Institut für extraterrestrische Physik에서 듣는 수업에 가려고 연구소 입구에서 얘기했더니 여권을 보여달라고 하시길래 학생증을 보여줬더니 바로 통과... 무튼 세미나 내용은 정말 어려웠다ㅠㅠ 발표를 지원 안 한게 참 다행이었던듯... 그래도 깨달을 수 있는 것도 있었고, 사람들의 발표를 보면서 깨달을 수 있는 것도 많았다.
그리고 갔던 수요일 평일미사.. 어른 5명, 청년 6명이 왔다. 학교에서 하던 교내미사 같은 느낌이면서도 조촐했다. 그리고 끝나고 나서 어르신이 직접 만드신 고기만두와 찐빵을 먹었다.. 정말 감동적이었던 맛..
그 후에 신부님과 4명의 어른분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러 갔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다. 오늘이 휴일이라 그런지 몰라도 정말 빽빽했다. 옥토버페스트 때만큼 많은데 다만 음악이 빠진 그 정도 수준이었다고. 거기서도 감동적인 음식은 계속되었다. 고등어와 학센 그리고 닭... 고등어라니...!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먹은 물고기였다. 그것도 엄청 많이, 살도 통통했다. 그런 것들을 먹을 수 있다는게 너무 감사했고, 좋았다:)
그렇게 파하고 나니 22시 10분쯤? 중앙역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베를린에서 오신 선배를 마중나갔다. 열차 도착시간 즈음에 플랫폼이 바뀌어서 제대로 못 맞아드려서 좀 죄송했지만ㅠ 아 어떤 외국인이 나보고 슈트트가르트에 가는 티켓을 어떻게 사는지 알려달라고 22시 49분에 물어봤다. 근데 마지막 기차가 22시 50분에 출발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기차표 가격은 51유로... 그러는 순간 22시 50분이 되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서 어떻게 책임질 수가 없어서 친구가 기다리고 있어서 가야한다고 하고 도망나왔다...ㅠㅠ 아으ㅠ
무튼 선배와 다른 친구분과 같이 기숙사에 가는길. 베를린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했다. 다만 거리가 좀 더 깨끗한 것 같다고... 그래도 같은 독일에서 오는 분이셔서 그런지 적응하기가 쉬우신 듯 했다.
6. 오늘은 휴일! 그리고 아버지의 날이다...ㅋㅋ 무튼 휴일이라 Tegernsee에 갔다. 뮌헨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호수. 알프스도 보이는 그런 곳이다. 아침 일찍 가려고 했지만, 어쩌다 보니 13시 10분 차를 타고 가게 되었고, 2시 좀 넘어서 도착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유명한 음식점?술집?에 갔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도 많았고, 겨우 자리를 잡아 맥주를 시켰다. 어떻게 된게 맥주가 훨씬 저렴했다... 게다가 맛도 더 좋았다........ 아오ㅠㅠㅠ 음식도 괜찮았고, 전반적으로 좋았다! 그렇게 2시간을 보내고 호수를 거닐다가 잔디밭에 누워 옆에서 기타를 치는 형도 있고, 그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호수를 좀 더 거닐다가 버스를 타고 역으로 와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함께 기타소리가 일품이다:)
그런데 기차에는 사람이 정말정말 많았고, 거의 찜통수준이었다. 게다가 기차가 출발한 후 바로 다음역에서 기차를 갈아타라고 했다. 어떤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이 내려서 갈아타야했다. 갈아타기 직전 열차 맨 뒷칸에서는 싸움이 났다. 정말 살벌했고 무서웠다. 건장한 사람들이 주먹질을 하면서 싸우는데, 말리는 사람 마저도 그냥 때려버리는 모습을 보고 정말 끔찍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거지...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 이후에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끔찍한 광경이었다.
그리고 갈아탄 기차...역시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그곳 역시 찜통이었다. 1시간 내내 땀이 주룩주룩 나고, 사람들의 땀냄새도 상당히 심했다. 열차에서 나와서 맡을 수 있던 공기가 얼마나 감사하던지...!
마지막 2시간 동안 급피곤해져서 좀 그랬지만, 여유를 부릴 수 있었던 좋은 날이었다.
7. 비가 갑자기 많이 온다. 이제 내일은 또 이곳을 벗어나서 멀리 간다. 음악여행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그런 2박 3일. 그리고 다가올 Korea Länderabend. 마무리해야할 등록과정 등등.. 준비해야할 것들, 재정비해야할 것들.
좀 더 큰 그림을 보고 숲을 보아야 한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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