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국인에게 밥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빠 어디가'에서 성동일은 아들 준이를 혼낼 때 밥 먹을 때 딴짓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고 말을 하곤 한다.
처음에 방송을 볼 때는 그게 그저 '저 사람은 저걸 많이 싫어하나보다' 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방송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 사람만의 특성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서에 그런 것들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오늘 방송에서는 성동일이 아들을 혼내는 장면도 나왔지만, 김성주가 아들 민국이와 아침을 먹을 때에 밥 먹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다그치는 장면 또한 나왔다. 물론 시간이 급박한데 서두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예전 방송에서는 송종국이 딸 지아와 아침을 먹을 때 자꾸 딴짓하는 것을 혼내서 울었던 장면 역시 있었다.
그때 밥 먹는 것에 집중하라고 했던 이유는
1. 밥 먹을 때 딴짓하는 걸 싫어해서(이유는 잘 모르겠음)
2. 시간이 촉박해서
3. 열심히 차려왔는데 맛있게 먹는 모습 대신 자꾸 딴짓만 해서
등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평소에 밥을 차리는 입장인 적은 많이 없었다. 혼자서 음식을 직접 해서 먹거나, 직접 차려먹거나 그랬던 적은 있지만 스스로 음식을 해서 다른 사람에게 대접을 한 적은 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사실 방송에서의 아빠들의 심리는 잘 모르겠다.
- 기껏 열심히 했는데 그만큼 반응을 받지 못해서? 그건 좀 이기적인 생각인 것 같다. 물론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면 기분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집에 있으면서의 일도 떠올랐다. 꼭 2명 이상이 있을 때는 어른들이 밥 먹는 시간에 시간을 꼭 맞춰야 한다.
집에서 아침에 아빠가 계실 때는 내가 다른 일을 하느라 아침 먹는 시간에 나오지 않으면 많이 혼내시는 편이다. 그래서 기분도 안 좋아지고. 점심이나 저녁에도 똑같다. 계속 해오던 일이 있고 그것을 하느라 조금이라도 늦게 나가면 왜 안 나오냐며 자꾸 혼내신다.
그에 비해 나는 다른 일 때문에 바쁘면 밥 먹는 걸 미루는 등 밥 먹는 건 우선순위가 별로 높지 않다. 그렇다고 밥을 거르는 건 아니다.
한국인에게는 유난히도 밥상 예절이 많이 중시되어 왔다. 제일 높은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기 전까지는 기다리고 있어야하며, 소리도 요란하게 내서는 안되며, 그러한 것들이 어렸을 때부터 무척 강조되어 온다. 그 덕분에 밥상을 벗어나서도 한국인들이 중시하는 예절이라는 것들이 지켜져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인에게 밥을 먹는다는 것.
어떤 의미일까 정리하려고 글을 시작해봤지만 명확한 결론은 잘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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